장애인 정책의 시작은 관심

  • 작성자 :총무담당관실
  • 작성일 :2021-04-21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지인이 사무실을 찾았다. 지인은 보행상 장애로 장애인전용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는 분이다. 그런데 지인이 나의 사무실까지 오는 길이 순탄치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내용을 들으니 비장애인인 내가 지금까지 아무 생각없이 간과했던, 그렇지만 어떤 이에게는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큰 장애가 되는 문제였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으로 많은 관공서 등의 출입문이 전면개방하지 않고 일부만 개방되어 있다. 전라북도 의회 역시 방역으로 인해 현재 1층의 경우 정문만을 개방하고 있고, 후문은 폐쇄한 상태다.





그런데 문제는 장애인 주차장의 경우 후문 쪽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설치를 명시하고 있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서는 장애인등의 편의시설 설치의 기본원칙으로 “장애인등이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 가능하면 최대한 편리한 방법으로 최단거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공공시설이나 공동주택 등에 설치되어 있는 장애인전용주차장은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데, 현재 전라북도의회의 경우 방역을 이유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후문이 폐쇄됨에 따라 장애인들의 보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형적인 비장애인의 입장만을 고려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우리 일상에는 비일비재 하다는 것이 문제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며 방역을 목적으로 다중이 함께 이용하는 시설인 엘리베이터 버튼에 방역필름이 붙어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방역필름은 현실에서는 시각장애인에게는 또 다른 벽이 되고 있다.





즉, 손끝으로 점자를 읽어야 하는 시각장애인에게 엘리베이터에 완전히 부착되지 않은 방역필름은 엘리베이터 버튼 점자를 읽지 못하게 하는 방해물로 작용해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무인정보단말기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확산과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최근 무인정보단말기를 통한 주문·결제 시스템이 증가하고 있는데, 안내방송이 지원되지 않는 디지털 터치형 주문 시스템은 시각장애인에게는 이용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지적된 상황들이 개선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하고 배려했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예를 들자면, 전라북도의회 후문에는 호출버튼을 통해 청경실에서 확인 후 개폐가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방역을 이유로 닫았지만, 후문 이용이 필요한 장애인들의 경우 호출버튼을 눌러 예외적으로 사용을 허가하고, 발열체크 등은 입장 후 정문 출입구에서 하면 된다.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방역필름 역시 방역필름 위에 점자를 함께 추가해주면 되고, 무인정보단말기 역시 은행 ATM처럼 시각장애인이 이어폰을 꽂아 음성으로 안내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추가하면 될 것이다.





‘우리가 조금만 생각하고 배려했더라면 장애인들에게 세상의 벽을 경험하게 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명연 전북도의회 환경복지위원회 위원장 / 전북일보 2021.4.21.(수)